하루가 끝나갈 무렵 내가 꼭 하는 일이 있다. 잠든 아이 방에 조용히 들어가 이불이 잘 덮여 있는지 보고, 이마를 한 번 만져 보는 일이다. 열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기도 하고, 무사히 하루를 마쳤다는 인사를 건네는 행동이기도 하다. 아이는 고른 숨을 쉬고 있고, 방 안에는 가습기 소리만 잔잔하게 남아 있다.
병원에서의 나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하고, 표정과 말투를 살피며 긴장을 유지한다. 집에 와서도 바로 쉬지는 못한다. 저녁을 챙기고, 씻기고, 내일 준비물을 다시 보는 일까지 엄마의 하루는 생각보다 늦게 끝난다. 그래서 아이가 잠든 뒤의 고요는 내게 조금 특별한 시간이다.
가끔은 오늘 내가 좋은 엄마였는지 돌아보게 된다. 아침에 너무 재촉하지는 않았는지, 피곤하다고 대답을 대충 하지는 않았는지, 병원 일을 이유로 아이 이야기를 흘려듣지는 않았는지. 늘 조금의 아쉬움은 남는다. 그래도 잠든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이는 그렇게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오늘도 함께 있었는지, 안아 주었는지, 웃어 주었는지 같은 단순한 장면이 더 오래 남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이마를 한 번 쓰다듬고, 조용히 불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