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첫 주는 늘 빠르게 지나간다. 아이는 아직 새 리듬에 적응 중이고, 나도 달라진 일정에 몸을 맞추느라 하루가 금세 차오른다. 오늘도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꽃보다 시간이 먼저 보였다. 주차를 하고 서둘러 걷다가 바람에 꽃잎이 한 번 흩날리는 걸 보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정말 잠깐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하루의 속도가 조금 느려진 것 같았다.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그냥 눈으로만 담았다. 요즘은 무엇이든 기록해야 할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만, 어떤 장면은 남기지 않아야 더 오래 남는 것 같기도 하다. 병원 안에서는 계절보다 일정이 먼저이고, 집에 돌아오면 꽃보다 저녁 준비가 먼저다. 그래도 봄은 그렇게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아주 짧게, 그러나 분명하게.
퇴근길에 아이와 손을 잡고 다시 그 나무 아래를 지났다. 아이는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모아 내 손바닥에 얹어 주며 “엄마, 이건 봄이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늘 하루가 조금 덜 바쁘게 느껴졌다. 여유로운 하루는 아니었지만, 계절을 완전히 놓치지는 않았다는 안심 같은 것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