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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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도시락을 싸며 떠올린 환자 한 분

이른 아침 도시락을 준비하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이다. 그 고요 속에서 어제 만난 환자 한 분의 얼굴이 문득 다시 떠올랐다.

파스텔 플레이스홀더 04

아침 다섯 시 반쯤 주방 불을 켜면 집 안은 아직 잠들어 있다.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 계란말이를 식히고, 과일을 한 칸 채우는 동안은 대체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이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도 그렇게 손을 움직이다가 어제 늦은 오후에 만난 환자 한 분이 생각났다.

몸이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길다는 이야기가 더 오래 남았다. 병원에 오는 일이 그분에게는 누군가와 조금 더 오래 대화할 수 있는 드문 기회처럼 느껴졌다. 진료실에서는 필요한 설명을 분명히 해야 하니 마음까지 오래 붙들 수는 없지만, 돌아서면 어떤 분들은 병보다 외로움이 더 선명하게 남는다.

도시락 뚜껑을 닫으면서 아이 생각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이가 점심시간에 잘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환자분이 집에 돌아가서 덜 불안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모양만 다를 뿐 비슷한 자리에서 나온다.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덜 힘들기를 바라는 마음. 오늘 아침에는 그 단순한 마음이 유난히 또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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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라이블리 (최지영, Dr. Jiyoung Choi)

닥터 라이블리 (최지영, Dr. Jiyoung Choi)

  • University of Pennsylvania 학사 (Summa Cum Laude, 최우수 졸업)
  • 서울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최우등 졸업

피부과 전문의 | 미국 기능의학 인증의 (IFMCP) · 베스트셀러 '해독혁명' 저자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식을 가장 쉬운 실천으로 가이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