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아이가 뒤척이며 내 팔을 찾을 때가 있다. 오늘이 그랬다. 잠결에 이마를 만졌는데 평소보다 뜨거웠고, 그 순간 나는 아주 선명하게 두 사람이 된다. 하나는 상황을 차분히 보려는 의사이고, 다른 하나는 제발 별일 아니길 바라는 엄마다. 이상하게도 후자가 늘 먼저 고개를 든다. 불을 약하게 켜고 아이 얼굴을 오래 바라보는 동안, 내 마음은 이미 숫자보다 표정에 더 가까이 가 있었다.
낮에 병원에서였다면 더 빠르게 정리했을 것들을 집에서는 한 번 더 마음으로 통과시키게 된다. 숨소리, 손끝 온기, 잠든 얼굴의 긴장, 낮에 보였던 작은 변화들까지 하나씩 떠올려 보게 된다. 의학적인 판단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내 아이 앞에서는 그보다 먼저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그런 밤에는 아는 것이 오히려 불안을 빠르게 키우기도 한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이는 다시 깊게 잠들었고, 나도 침대 모서리에 기대어 천천히 숨을 골랐다. 아이가 아픈 밤은 늘 길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가 먼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완벽하게 침착하지는 못했어도, 아이 곁을 지키며 한 호흡씩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 어쩌면 엄마가 된 뒤 내가 새로 배우고 있는 힘은 바로 그런 종류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