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대기실이 북적였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 늘 그렇듯 콧물과 기침을 안고 온 아이들, 목이 칼칼하다며 들어오는 직장인들, 며칠째 열이 떨어지지 않아 걱정하는 보호자들까지 병원 안의 공기가 한층 분주해졌다. 접수대 앞의 표정들에는 피곤함과 조바심이 함께 섞여 있었다.
이런 날은 내 아이가 아팠던 밤들이 더 자주 떠오른다. 순서를 기다리는 몇 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설명이 짧게 끝나면 왜 더 불안해지는지 나도 잘 안다. 그래서 바쁘더라도 눈을 맞추고 조금 더 천천히 말하려고 애쓴다. 현실적으로 모든 대기를 줄일 수는 없어도, 누군가를 혼자 두는 말투는 피하고 싶다.
물론 병원은 늘 다정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일정은 밀리고, 표정은 예민해지고, 진료실 안으로도 바깥의 긴장감이 들어온다. 그럴 때마다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내 목소리 톤을 낮춘다. 조급함은 쉽게 번지지만 차분함도 생각보다 잘 전해진다. 오늘은 그 단순한 사실을 다시 몸으로 배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