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2 비 오는 아침, 우산 두 개와 청진기 하나 비 오는 날 아침은 출근과 등원이 한꺼번에 엉키기 쉬운 시간이다. 우산 두 개와 청진기 하나를 챙겨 나선 짧은 길 위에서, 나는 서두름과 다정함이 함께 걷는 순간을 보았다.
2026.03.21 아이가 아픈 날, 엄마 의사는 더 침착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차분한 편인데, 정작 내 아이가 열이 나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아는 것이 많아서 덜 불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지는 밤이 있다.
2026.03.20 야간진료를 마치고 돌아온 집에서 야간진료가 있는 날은 집에 돌아오는 길이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아이는 이미 잠들었지만, 집 안 곳곳에 남은 작은 흔적들이 늦은 밤의 마음을 천천히 풀어 준다.
2026.03.19 벚꽃이 피었는데도 바빴던 4월의 첫 주 거리에는 벚꽃이 한창이었지만, 나는 꽃을 오래 바라볼 틈 없이 하루를 지나고 있었다. 그래도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한 번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2026.03.18 아이 열이 오르던 밤, 의사보다 먼저 엄마가 되었다 아이의 몸이 뜨거워진 밤에는 늘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알고 있는 것이 많다고 해서 덜 불안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이런 밤마다 다시 배운다.
2026.03.17 토요일 외래를 마치고 놀이터에 들른 저녁 토요일 근무를 마친 뒤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아이와 놀이터에 들렀다. 몸은 피곤했지만, 짧은 주말 한 조각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2026.03.16 아이가 “엄마는 병원에서 뭐 해?”라고 물은 날 아이에게 내 일을 설명하는 건 늘 쉽지 않다. 너무 어렵지도, 너무 단정적이지도 않게 말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 짧은 질문 덕분에 내가 왜 이 일을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2026.03.15 늦은 밤 차 한 잔, 엄마라는 이름이 무거울 때 하루가 다 끝난 뒤에야 감정이 늦게 올라오는 밤이 있다. 오늘은 유난히 엄마라는 이름도, 의사라는 역할도 조금 무겁게 느껴져서 조용히 차 한 잔을 마셨다.
2026.03.14 아이 도시락에 넣은 방울토마토 다섯 알 오늘 아침 도시락은 아주 평범했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오래 생각해서 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도시락은 내게 충분히 다정한 준비였다.
2026.03.13 봄감기 환자가 많아진 오후에 생각한 것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병원도 함께 분주해진다. 비슷한 증상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도, 그 안에 담긴 하루의 모양은 모두 다르다는 걸 오늘도 다시 느꼈다.
2026.03.12 진료가 길어진 날, 저녁 반찬은 달걀말이 하나 진료가 길어진 날에는 저녁 식탁도 자연히 단순해진다. 하지만 달걀말이 하나를 천천히 부치는 시간만으로도 집 안의 공기는 다시 저녁답게 정리되곤 한다.